미추홀 사람들은 이 맛을 안다
[홍어무침] 서민을 울린 홍어무침
양지원
게시일 2022.02.09  | 최종수정일 2022.03.29


예비군 훈련받으러 온 사람들에게 해주던 것이 명품 홍어집으로 탄생하다.

김수봉(1961년생)
결혼 후, 조개고개에서 홍어집을 시어머니와 같이 운영하다가 재개발로 인하여 지금의 식당으로 이전해서 운영하고 있다. 재개발 지역 조성이 되면 식당 건물을 지어 다시 예전 자리로 갈 예정이다.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아, 먼저 사장님 소개로 시작을 하겠는데요. 성함과 나이는요?
나이는 61년생이고요. 김수봉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사장님이 조개고개 홍어집들 중 제일 먼저 시작했다고 듣고 왔는데 맞는지요?
네, 맞아요.

옛날에는 백반집을 하신 거로 아는데요. 백반집을 하다가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온 사람들에게 반찬으로 홍어무침을 내줬는데 호응이 좋아서 하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네, 시어머니가 막걸리하고 밥하고 하시다가 예비군 훈련받으러 온 사람들에게 밥반찬으로 막걸리를 팔면서 안주로 조금씩 해드렸는데, 그게 호응이 좋아 갖고 그걸로 이렇게 하게 된 거예요.

현재 조개고개가 재개발되면서 그때 제가 알기로는 한 12개 업체 정도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분들이 이제 다 흩어지지 않았나요? 그러면 지금 여기 있는 충남 홍어집은 그쪽으로 다시 가실 겁니까?
네, 갈 거예요. 거기 다시 집을 짓고 갈 거예요.

그럼 옛날 그 자리로 가시나요?
네.

홍어가 흑산도 것도 있고, 외국에서 수입한 것도 있고, 대청도에서 나온 것도 밥과 반찬있는데 여기 식당은 현재 어디 것을 사다 사용하시나요?
네, 수입산을 많이 써요. 흑산도 같은 거는 여기 올라올 게 없어요. 지금 흑산도 홍어 모자라서 이쪽 대청도 홍어가 내려간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제가 알기로는 대청도에서 많이 잡혀가지고 전라도 지방으로 내려가서 거기서 다시 전국으로 나가는 것 같아요. 요즘 우리나라에서 잘 안 잡혀. 외국에서 많이 들어오니까. 가격도 싸고 해서 요즘은 수입한 것을 쓰고 있어요. 홍어무침이 너무 비싸면 사람들에게 팔기 어려워요.

지금 홍어무침과 삭힌 홍어를 하시는데 제가 옛날에 여기 와서 철거되기 전에 와서 먹었을 때는 삭힌 홍어에는 다시마하고 김이 나온 것 같았는데 지금도 나오나요?
홍어무침에는 다시마하고 상추 이런 걸 같이 해서 싸서 먹고요. 홍어 삭힌 것은 김과 김치하고 같이 싸 먹는 거예요.

 


다시마도 김도 나온 것을 기억하니 제가 두 개를 다 시켰나 보네요. 우리 식구들이 많이 와서 무침도 시키고 홍어도 시키다 보니까 김도 주고 다시마도 주고 그랬나 보네요. 요즘 제가 무침만 포장해 가니 아무것도 안 주니까, 옛날 생각만 하고 제가 착각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언제쯤에 여기서 그쪽으로 다시 가는지요?
글쎄 모르겠어요. 아직 바닥 정리를 해줘야 되는데 아직 덜 되었어요. 하다 말아서. 그걸 다 해줘야 집을 짓고 들어가거든요. 도시 개발인데요. 땅으로 보상 받았거든요. 그래서 개인이 짓든지 같이 단합해서 짓든지 하라는데 우리는 그냥 개인이 짓기로 했어요.

아, 그러면 그 옛날에 12개 정도 업체가 전부 다 같이 들어오는 거예요?
아녜요. 그 사람들 중 한 사람은 학익동 어디로 이사갔고, 또 한 사람 버드나무집은 동양화학에서 환수해서 없어졌어요. 그 사람들은 장사할지 안 할지를 몰라요. 다 흩어져서 없어요. 안 하는 사람은 안 해요. 어디에 가 있는지도 몰라요.

그러시구나. 저도 찾는데 솔직히 많이 애 먹었어요. 여기저기 찾아보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는데 그래도 다행히 ‘충남홍어집’이 있더라고요. 지금은 홍어무침 하는 식당들이 많잖아요. 어디를 가나. 
근데 그 동네에서 했던 사람들은 지금은 없어. 안 해요.

그래요. 다행히 찾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근데 명맥을 이어간다는 게 어렵지요. 저는 어떻게 보면 미추홀구도 그렇지만 인천시에서도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홍어무침은 잔칫상에 꼭 나오는 음식이 되었잖아요. 홍어집의 명맥을 이어가게. 그러면 이 홍어무침을 택하게 된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요?
시어머님이 하셔서 하다 보니 쭉 하게 되었어요.

홍어집을 계속 유지를 하실 것인지요? 저희가 미추홀구의 신문에서도 보니까 당시에 이전을 여기 말고 또 다른 데서 잠깐 있었지 않았나요?
아 네, 그 밑에 있다가 그 위로 올라간 거죠. 그 동네에서만 있던 거고 그 밑에 있다가 4차선으로 생기면서 그 위쪽으로 올라갔어요.

그러면 현재 홍어 무침 같은 경우에는 미나리하고 뭐가 들어가나요?
미나리, 무 등이 들어가요. 

미나리하고 두 가지밖에 안 들어가네요. 거기에 넣는 조미료 같은 것은?
조금 넣어요. 여기엔 식초가 들어가기 때문에 식초도 조금 넣어요.

어떻게 보면 홍어가 호불호가 조금 있어서 대중성 있는 식품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요즘은 너무 많이 생겼어요. 많이 생겼으니까 대중성도 있을 거예요.

삭힌 홍어는 못 먹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물론 저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좋아하거든요. 특히 삭힌 거를 더 좋아해요.
아 네, 어떤 분들은 삭힌 것을 더 잘 드시기도 해요.

옛날에 제일시장 안에 있는 ‘광주집’ 혹시 아시나요?
잘 모르겠네요. 말을 들은 것 같아요.

 


30년이 넘었죠. 그때 당시에 ‘광주집’은 노부부가 하셨었어요. 돌아가시고 나서 이제 안 하게 됐는데 거기를 제가 많이 갔죠. 저희 집이 주안이니까. 가까우니까요. 그래서 가면 단골이라고 코를 좀 주셔서, 코 같은 경우에는 삭힌 거보다는 더 쏘니까요. 미리 전화를 했었거든요. 요즘 제가 가끔 와서 포장을 해 가는 이유는 집에서도 좋아하니까요. 또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고요.
네, 고맙지요.

요즘 상당히 힘든데 헤쳐나가는 방법은?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저희는 그래도 이거 잡숫는 분도 많이 계셔서 포장을 많이 해 갑니다. 무침도 포장해 가고, 삭힌 것도 포장해 가고 포장을 좀 하니까 그럭저럭 좀 지내고 있어요.

그러면 포장하는데 포장 용기를 많이 사용하시나요? 어떻게 보면 포장 용기가 환경에 문제가 되는데 그런 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렇지 않으면은 집에서 그릇들을 갖고 와야 되는데, 갖고 오시지를 않죠?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담아 드려야 되니까. 그렇다고 봉지에 담아드릴 수도 없고.

그래서 혹시 이런 생각을 해 보셨나요? 이렇게 다음에 올 때에는 그릇을 가져오시게 하는 방법을요? 이벤트를 하면 어떨까요?
가끔 가져오는 분도 있어요. 근데 다들 잊어먹어요.

예, 저도 오다 보면 잊어먹어요. 저도 환경을 보존하고 싶어요. 다른 식당들처럼 직접 그릇을 가져오면 조금 더 주고 하는 이벤트 하면 좋겠어요. 현재 혼자 하시는 거예요?
네, 혼자 해요.

아까 여기 계셨던 분은?
옆집 사장님이셔. 내가 자리 비면 잠깐 여기 와서 있어요.

가격 면에서는 지금 이 가격은 다른 데 비해서 적당하다고 생각하세요?
조개고개 있을 때부터 이 가격이었어요. 그냥 옛날 그 가격 쓰는 거예요.

그럼 양이 준 거예요?
아녀요.

 


양도 안 줄이고 그대로 쓰는 거예요? 덕분에 제가 잘 먹고 있습니다. 집에서도 먹으려고 포장해 갑니다. 그런데 여기서 술 같은 것도 판매를 하는데 에피소드 같은 거 없으세요? 뭐랄까. 손님이 진상이라든가.
아니 그런 건 없어. 다 점잖으셔.

다행입니다. 그럼, 여기 오랜만에 찾아와 옛날 얘기하시는 분들 없으세요?
네, 저 옛날에 저쪽에서 했을 때 오셨던 분들 찾아오셔 갖고, 옛날 얘기해요. 어머니 계실 때 아버님 계실 때 이야기를.

지금 사장님께서 여기서 하고 계신 거에 대해서 어떤 나름대로의 자부심이라든가 그런 것 있나요?
자부심 있어요. 그러고 그냥 하면 하는 거지.

아까부터 손을 계속 보았는데, 이 손을 사진 찍어보면 안 될까요? 홍어 무친 흔적이 있어서 제가 계속 보는데 자꾸 오그리고 있어서 못 찍었어요. 손이, 세상에, “나 홍어를 무쳤어.”라고 얘기하는 거 같아요.
네, 칼질을 많이 해서. 이렇게 오그리고 손질을 다 하거든요.

 


손수 손질을 하세요? 손질해 가지고 오지 않고?
통째로. 껍질 싹 벗기고, 써는 것은 내가 해.

그럼 어디서 구입하나요? 부평시장 이런 데서, 아니면 연안부두에서?
연안부두가 낫지. 가깝고. 연안상회도 잘 알고. 예전에 잔치할 때 정말 큰 거 사다가 이렇게 썰었는데, 그 결대로 또 해야 돼요. 결을 잘못 썰면은 안 되고. 코로나 아닐 때는 놀러 가시는 분들도 많고, 행사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어요. 근데 지금은 그게 없잖아요. 산악회도 코로나로 못 모여, 없어요.

저도 산악회를 운영도 하였는데 제가 사는 곳은 주안 3동이에요. 7동 하고 3동을 살 때 시장 안에서 사다가 했는데 미리 알았으면 그때 여기서 사는 건데. 여하튼 맛있어서 다시 찾게 된 거예요.
제가 그래서 반가운 거지.

제가 친구들한테도 얘기해요. 홍어집이 여기 있으니 다행이라고. 제가 옛날에 그 집이 여기서 지금 하고 계시다 그렇게 얘기를 하죠. 지금 이렇게 명맥을 이어줘서 고맙습니다.
네.

저희가 이렇게 찾게 된 동기는 뭐냐 하면, 미추홀구에 오래 해온 음식이 있다며 전통을 이어 주고 맥을 이어가고 싶기 때문입니다. 우리 나이 정도 되는 사람들은 다 아니까 알려주고 싶고, 자손들한테도 이런 이런 데가 있었다고 해가지고 명문을 이어가고 싶어서 인터뷰하게 되었어요. 제가 여기 오면서 잠깐 선생님하고 얘기했는데, 제 딸이 지금 32살짜리가 백일일 때 어느 집인지는 모르겠어요. 홍어를 주문해 가지고 찾으러 가서 그날 백일잔치를 집에서 했던 생각도 나요. 그만큼 유명했었다는 거지요. 32년 전에도. 
그렇죠. 벌써 서로 한 51년째니까. 우리 시어머니가 시작해서부터.

그래요. 이런 표현은 좀 그럴지 모르지만 정말로 그때는 손님이 바글바글했었 잖아요. 
엄청 많았어요. 앉을 자리도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와서 술 먹고. 회식도 하고 많았죠.

인터뷰하시면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없을까요? 즐거운 얘기, 힘들었던 얘기들려줄 이야기 없으신지요?
힘 안 드는 게 어딨어요. 장사하는데. 좀 힘든 것도 있고, 좋은 것도 있고 그렇지. 사는 거예요.

어쨌든 4층짜리 건물 같은 것을 지으셔서, 홍어 타운을 만드셔서 인천 시내에서 홍어고개의 홍어집이 다시 모였다. 이렇게 좀 되시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유튜브에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이 음식을 찍어서 올려주고 이렇게 해서 유튜브 보고 찾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시어머니한테 배우시면서 좋았던 거, 싫었던 거 이런 이야기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옆집 사장님) 고생 많이 했죠. 옛날 노인네들은 그런 게 있잖아요. 며느리들은 그냥 조금만 잘못해도 역정 내시고, 신랑 눈치 보랴, 애들 눈치 보랴 고생 많이 했죠. 아. 그때는 혼나고 말고 해도 바빠 그런 거. 저기 할 새도 없어. (옆집 사장님) 그 옛날에 이 집이 손님이 많아 가지고 책상 뒤에 돈이 떨어져도 모를 정도로 돈을 세기가 힘들었다. 그 정도로 돈을 많이 벌었던 집이에요. 충남홍어집 같은 경우는 그 동네 내에서 제일 컸었거든요. 규모 적으로 제일 컸었고, 또 예비군들이 예비군 훈련받으러 다니면서 내려오면서 나불대다 보면 홍어에 막걸리 먹는 사람들이 무지 많아요. 그 옛날에 인천 조개고개 하면, 홍어 횟집이 아주 유명했잖아요. 인천 명물 골목이었었죠. 여기가 에피소드가 많은데, 워낙 조용한 성격이라서 말도 겉으로 드러내놓고 얘기할 분도 아니고, 신랑이 언변이 굉장히 좋아요. 말도 잘하고, 같이 하셨으면 좋았을 텐데.

바쁘신 와중에 이렇게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민기록일지
· 면담자 : 김용경 (면담지원 : 김순옥)
· 면담일시 : 2021. 9. 10.
· 면담장소 : 충남 홍어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