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사람들은 이 맛을 안다
[사골칼국수] 내가 좋아야 손님도 좋다!
양지원
게시일 2022.02.09  | 최종수정일 2022.03.29



'변화는 하지만, 변함은 없게.'
소박해 보이지만 속은 꽉 찬 음식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합니다.



김승준(1961년생), 김미경(1964년생)
서울에서 태어나서 6살 경에 인천에 왔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은퇴 후 칼국숫집을 5년 째 운영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선생님 성함과 나이는 어떻게 되나요?
61년생 김승준, 64년생 김미경입니다.

태어난 곳은 어디고, 인천에는 언제쯤 오셨어요?
서울 용산구에서 태어났고, 아마 인천에 6살쯤에 내려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제 아내와 딸 하나, 아들 하나 이렇게 넷이 살고 있어요.

현재 이 식당 건물은 선생님의 본가를 리모델링한 건가요?
아니요. 사실 제 딸이 집 앞에 있는 제물포여중에 다녔어요. 아이가 중학생일 때 학교에 데려다주러 다니면서 이 집을 봤는데, 하얀색으로 된 집이 참 예뻤어요. 오다가다 늘 보면서 “저 집이 예쁘다.”라고 집사람이 말할 때마다 제가 “예쁘면 가져야지!”라고 말을 했었죠. 그런데 그 당시에는 주인이 팔지를 않아 이 집을 살 수는 없었어요. 그렇게 세월이 흘러 한 5~6년 전쯤 다시 문을 두드렸을 때 집을 살 수 있었어요.

다양한 음식 중에서 칼국수로 정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어려서부터 밀가루 음식을 좋아했어요. 자연스레 면도 관심이 많았고요. 일본에 가게 되면 몇 날 며칠을 면 집만 돌아다녔어요. 우동, 라멘, 소바 등등. 그리고 면 관련 세미나나 전시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면서 배우다 보니 나중에는 제면 학교까지 다니면서 정식으로 면 공부를 하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우리나라 정서에 맞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인 칼국수로 정하게 되었고요.


식당 이름이 특이하면서도 예쁜데 이름은 누가 지으신 건지요? 또 이름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름은 제가 지었어요. 아름다울 미(美)에, 배울 학(學)으로 썼어요. 미학(美學)이요. 대부분 ‘미학(味學)’은 맛을 아름답게 한다고 생각해서 맛 미(味)를 쓰기 쉬운데, 저는 그 글자를 쓰고 싶지 않았어요. 아름다울 미(美)를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칼국수를 하나의 아름다움 같은 것들로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계속 배우는 과정을 이름에 녹여내고 싶었어요. (김미경) 칼국수를 끓이면서도 지금도 설레요. 면을 끓이면서 뽀얗게 하얗게 나오면 너무 예쁘다고 말해요.

면은 직접 뽑으시나요?
네. 제가 가진 제면기는 반죽, 고압 프레스, 압연, 칼날 커팅이 가능해요. 면의 두께와 폭도 원하는 대로 조절이 가능하고, 특히 두께 측정기가 장착되어 있어 0.1mm까지 조절 가능합니다. 제가 일본 선생님들에게 면을 배웠는데, 다른 첨가물 없이 물하고 소금만 넣는 걸로 배웠어요. 일본 선생님들이 순수하게 “좋은 물과 좋은 소금을 써라.” 그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그러니까 경우의 수가 없는 거죠. 그것만 가지고 좋은 면을 만들려니까 쉽지가 않은 거죠.

그렇겠네요.
변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숙성이라는 기법이 도입될 수밖에 없었어요. 저희는 면 전용 숙성고를 사용해요. 히팅(Heating)과 쿨링(Cooling) 기능이 있어서 숙성온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지요. 1차 고온 숙성을 하면 유연하게 충분히 풀어줘서 굉장히 부드러워져요. 그다음에 다시 온도 및 시간 컨트롤을 한 다음에 2차 숙성 들어가고, 다시 또 한 번 압착 한 다음에 3차 숙성까지 들어가는 거예요. 계속 들락날락하면서 계속 면에 신경을 써야 해요. 온도 조절을 계속해야 하니까 사실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죠. 제가 면 만드는 과정을 네 차례에 걸쳐서 배웠어요. 심지어는 저 제면기 만드는 회사의 회장님한테까지 배웠어요. (김미경) 그래서 그런지 저희가 내드리는 칼국수를 드신 분들은 대부분 소화가 잘된다고 해요. 딴 데 칼국수 못 드시는 분들이 저희 것만 드신다는 분들이 좀 많으세요.

밀가루는 고급 생면용 밀가루를 사용하신다고 하셨는데, 소금은 어디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사용하시나요?
신안 앞바다에 신안에서도 한 시간 더 들어가는 병풍도라고 하는 섬이 있대요. 거기에서 2012~2014년도 사이에 생산된 소금을 별도로 대량으로 주문을 해서 한 10년 치 쓸 거를 확보해 놓았어요. 간수 다 빠진 소금을 저장해놓고 있어요. (김미경) 그 소금은 물을 탔을 때 침전된 불순물이 거의 안 나와요. 그리고 소금에서 약간 단맛이 난다고 그러죠. 반죽에 들어가는 게 딱 물하고 소금인데 밀가루하고. 그게 좋아야 하는데 먹어보면 맛을 알아요. 그래서 콩국수에도 콩하고 그 소금만 넣는데 소금은 저희가 볶고 건조해서 사용해요.

가게를 보니까 1인을 위한 좌석을 창가로 배치하셨네요?
(김미경) 제일 좋은 자리로 해준 거예요. 혼자 오시는 분들 왔으니까 푸대접받지 말라고. 창가에 예쁜 화분들도 장식해 두었고요.

곳곳에 보이는 다육식물이 보살핌을 잘 받은 것처럼 보이는데 다육이 키우는 것이 취미 중 하나이신가요?
(김미경) 예. 그 아이들은 반려 식물이죠. 식물도 이렇게 자세히 보면 식물마다 사는 어떤 환경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 맞아야 해요. 그리고 여기 찾아오시는 분들이 뜨내기들이 아니라 한 번 오시면 공통된 관심사(다육이, 식물, 그림, 음악등)로 저희와 친구가 되는 분들이 많으세요. 이거 하면서 사람을 많이 사귀었어요. 은퇴 후 집에만 있었으면 무료하게 지내셨을 텐데 이런 칼국수 가게를 통해 많은 사람과 교류하실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어쩌면은 음식을 하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을 얻은 거죠. 그래서 같이 더불어 가는 거죠. 너무 좋아요. (김미경) 어르신들이 오셔서 드시고 가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굉장히 대접받은 것 같다고 하셔요. 그런 말씀은 진심으로 느껴지잖아요. 어르신들이 그러실 때 뿌듯하죠. 겨우 8000원짜리 음식이지만 그래도 그 어르신들은 그게 대접을 받았다고 생각을 하시니까.

손님들이 어떤 부분에서 대접받았다고 느끼시는 것 같으세요?
저 주전자 한 번 가져와 볼까요? 이렇게 예쁜 거 하나 보면 그냥 놓치고 싶지 않은 거죠. ‘손님과 이런 거 하나로도 무언가를 교감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김미경) 저 주전자는 일본 여행하다가 스테인리스 공방에서 이뻐서 산 거예요. 나중에 음식점 할 때 쓰면 되겠다 싶었거든요. 이 물주전자를 사람들이 좋아하고, 또 저 찻주전자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손님들이 이 주전자를 되게 마음에 들어 하세요. 그리고 저희는 그릇도 놋그릇으로 써요. 비빔밥집이나 이런 데 가서 보면 놋그릇으로 나오는 집들을 보면 ‘정성스럽구나. 예를 갖췄구나’ 하는 그런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우리 손님들이 좋아하겠다.’ 아니면 ‘꼭 손님뿐만 아니라 우리도 이것으로 음식을 만들어서 내면 너무나 좋겠다.’ 싶으면 지르는 거예요. 과감하게 그냥.


놋그릇은 가격도 비싸고, 관리도 어렵다던데 힘드시겠어요.
(김미경) 네. 놋그릇이 엄청 무겁거든요. 그리고 잘 닦아야 영롱한 놋그릇 색이 나오기 때문에 설거지할 때도 사실은 힘이 많이 들어요. 그래도 정성을 다해 설거지해서 영롱한 놋그릇을 보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

칼국수를 먹어보니 고기는 갈아서 만든 고명이 아니던데 그 이유가 있을까요?
저희는 양지를 직접 사서 다 손질을 하거든요. 그래서 칼국수 국물을 끝까지 먹을 때까지 기름이 안 떠요. 이렇게 기름 부분 다 발라내고 삶은 후 손으로 다 찢어서 손이 많이 가는 거예요. (김미경) 다짐육이나 갈은 고기로 하면 쉬워요. 고깃값도 싸고 그렇죠.

김치도 손수 담그시나요?
(김미경) 김치는 매일 담기 때문에 견출지에 담근 날짜를 적어놓아요. 그게 숙성이 돼서 날짜에 딱딱 맞게 손님상에 나가야 하는데, 손님이 많으시면 덜 익은 상태로 나오기도 하고 그러죠. 김치 재료도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직접 농산물 시장에 가서 구매해요. 싸게 사려는 것이 아니고 싱싱하고 좋은 재료를 사러 가는 거예요.

칼국수 육수는 어떤 방식으로 만드세요?
육수 내기 위해 저희는 한우 뼈를 써요. 250인분 삼중 스테인리스 대형 솥이 있어요. 사골은 쉽게 우러나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정성을 다해 우려내야 해요. 보이지 않는 곳에 정성을 다하는 거죠.

일반적으로 사골국 하면 불투명하면서 약간 누렇게 보이잖아요? 근데 여기 칼국수가 사골국이 베이스라 하는데 하얗고 맑아 보여요. 이유가 있을까요?
(김미경) 사골 뼈를 넣고 끓이면 진짜는 뽀얗고 맑아요. 이렇게 끓이면 기름이 많이 떠요. 그래서 저희는 바로 저온 창고에 넣어서 식힌 후 기름을 걷어 내죠.

칼국수용 육수를 해물로 안 하고 사골 뼈를 사용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저희는 사골 국물을 사용하지만, 사람들이 거부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서울에는 사골 국물을 이용하는 칼국숫집들이 많은데 인천에서는 ‘해물칼국수가 진짜 칼국수다.’라는 인식이 훨씬 강해요. 그래서 남들 안 하는 사골칼국수를 하게 되었어요.

음식에도 지역적인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예. 그래서 처음에 칼국수를 선보이는데 손님들이 거부를 많이 하셨어요. 안 드셔보시고 느끼할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사골국물 맛이 느끼하지 않고 맛이 되게 깔끔하던데 비법이 있을까요?
뼈를 베이스로 하려니까 아무래도 설렁탕의 느끼함 그런 고유한 맛이 날 거 아닙니까. 그러면 제 아내처럼 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할 텐데 하는 생각에 나만의 비법을 개발했어요. 채소를 따로 끓인 채수를 사골국물과 섞어 느끼함을 잡아버리는 거예요. 사실은 그게 비결이에요. 내가 만든 음식은 내사람이 잘 먹어야 하니까 그런 아이디어를 낸 거죠. (김미경) 그렇죠. 사골국물 맛이 나면 설렁탕이죠. 제가 고기를 안 먹는다고 했잖아요.

본인들이 좋아하는 맛을 대중화시키는 데 성공하셨네요?
(김미경) 대중화까지는 아니고. 그런데 그걸 좋아하시는 분들이 오시는 거죠. 한 번 드신 분들은 약간 중독되는 맛이라고 주기적으로 먹어줘야 한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칼국수 나올 때 새우튀김을 주시잖아요. 어떻게 주시게 됐는지요?
(김미경) 개업 선물이었어요. 개업 선물인데 손님들이 너무 맛있다고 그래서 그걸 빼질 못해요. 그 새우튀김도 저희가 직접 새우를 사서 빵가루 입혀서 만들어요.

돈가스는 왜 하게 되셨는지요?
(김미경) 제가 원래 고기를 안 먹어요. 그런데 돈가스만 먹어요. 고기는 안 먹지만 제가 먹을 수 있는 게 돈가스여서 돈가스를 메뉴로 만들었어요.

좋아하시는 걸 메뉴로 정하셨네요?
그런데 여기 오시는 분들이 “너무 메뉴가 없다. 다양하게 좀 이런 것도 해봐라, 저런 것도 해봐라!” 그런 요구사항이 많으시죠. 근데 저희는 ‘우리가 할 수 있을 것만큼만 하자!’ 우리가 어떤 손님이 요구한다고 이거저거 하다 보면 끌려다닐 수밖에 없으니, 우리가 자연스럽게 내놓을 수 있을 그것만큼만 하자. 그래서 딱 그냥 우리 기준으로 정해 버렸어요. 여름에는 계절 메뉴로 콩국수를 내는데 그것도 어느 정도 저희가 떳떳하겠다 싶어서 시간을 쪼개서 추가한 건데 그렇게 되면 불량 콩 고르는 일부터 해야 하니까 우리는 더 일의 양이 많아져요. 그래서 메뉴가 쉽게 늘어나지는 못해요.

콩국수는 언제 맛볼 수 있나요?
(김미경) 6~9월 추석 전까지 해요. 근데 콩국수 마니아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저희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요. 왜냐하면 저희 콩국수에 들어가는 콩이 구매부터 힘들어요. 괴산에서 나는 재래종 콩(논두렁 콩)을 예약 맞춤으로 들어가야 하거든요.

콩국수 할 때 콩은 믹서기로 가나요?
저희가 유명한 집에서 사용하는 콩 가는 장비랑 미국에서 쓰는 특수 모터를 장착한 믹서기도 사서 해 봤는데 다 소용이 없었어요. 우리가 원하는 콩 국물이 안 나오더라고요. 결국 찾은 게 전기식 돌 맷돌이었어요. 스위치 켜면 알아서 돌아가는 돌 맷돌을 구해가지고 몇 번 돌려서 콩을 굉장히 곱게 으깨는 방식으로 하다 보니까 정성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거예요.

지금 연구하고 계시는 새로운 메뉴들도 있나요?
지금 준비된 건 많아요. 공부 많이 했어요. 문제는 우리가 소화할 수 있는지예요. 만두를 예를 들어드리면 여기 칼국수하고 만두하고 궁합이 사실 잘 맞잖아요. 근데 제가 만두에 굉장히 기대치가 높은 건지는 모르겠는데 ‘만두 맛의 종결은 뭐냐? 만두의 궁극은 뭐냐?’ 그것들을 생각해보게 되면 아직도 만두 맛의 정의를 모르겠어요. 이런 것들이 정리되면 신메뉴를 만들 생각도 있어요.

사장님과 사모님이 만족 못 하시는 거죠?
그러니까 계속 공부해야 하죠. (김미경) 변하지 않으면서 변해야지. 안 변하고 계속 그대로 있으면은 음식이 맛이 없어요.

사실 유지도 힘든 거죠.
(김미경) 유지는 안 돼요. 유지는 퇴보나 마찬가지예요. 그 자리에 있으면서 발전을 못 하면 그것은 퇴보죠. 솔직히 음식을 만든 사람은 내가 성의껏 만들었기 때문에 손님들 앞에서 항상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더욱더 손님한테 부끄럽지 않은 그런 음식을 내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메뉴가 두 가지밖에 안 되지만 저희는 틈나는 대로 먹으러 많이 다니거든요. 꼭 칼국수나 돈가스집만 가지는 않아요. (김미경) 그래서 거기 맛집 찾으러 떠난다는 팻말이 있잖아요.

이런 팻말은 처음 봤어요.
저희가 꼭 가보고 싶은 식당이니까 평일 나가야 하는데, 평일 나가려면 우리가 문을 닫아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그럴 때 저런 거 찬스 쓰는 거죠. 저거 걸어놓고 맛집 찾아 떠난다로. (김미경) 거의 한 달에 한두 번씩은 사라져버려요.

명함에 나온 그림은 감나무를 표현한 건가요?
(김미경) 네. 저희 마당에 있는 나무가 단감이랑 대봉이에요. 여기 앞에 보이는 70나무에는 단감이, 저쪽에는 대봉이 열려요. 대개 감나무는 밑에서 이렇게 올려 다보잖아요? 근데 저희는 눈높이에서 감나무를 볼 수 있어요. 그래서 가을에는 그쪽 테이블을 제일 좋아하세요.

 

코로나 상황으로 영업에 영향을 좀 받으셨나요?
(김미경) 테이블 수는 많은데 인원이 적어서 아무래도 매출 차이는 있지만 그렇게 확 줄어들지는 않았어요.

마지막으로 이번 작업을 통해서 꼭 남기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어쨌든 제가 우리 집에서 이렇게 하고 싶은 식당을 하고 있어요. 물론 힘든 일도 있고, 또 재미있고 여러 친구도 만나서 교감하고 어떻게 보면 살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이 자체를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몸은 힘든데 한편으로는 재미있어요. 만약에 시골에 가서 내가 혼자 묵묵하게 농사만 짓고 살았다면 이런 좋은 일들을 놓치고 살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친구를 많이 사귀는 것도 좋죠. 계층 없어요. 할아버지부터 아줌마까지. 이런 데서 꼭 음식 얘기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이야기, 커피에 관한 이야기도 좋고, 빵 이야기 좋고 각자 서로 취미 이런 것들을 아는 견지(見地)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 좋더라고요. 어쨌든 시작은 어렵게 해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고 지금도 시행착오 겪고 있지만 이런 것들을 힘닿는 대로 계속하고는 싶어요. 다만 무리하게 밤새도록 일하고 ‘내일 또 돈을 벌어야 하니까 몸이 부서져도 내일 또 해야 해!’ 이러고 싶진 않아요. 정말 여유가 된다면 천천히 오래 하고 싶어요. 오랫동안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저 역시 오래도록 다니고 싶은 맛집을 찾았습니다.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민기록일지
· 면담자 : 정지선 (면담지원 : 정은주)
· 면담일시 : 2021. 9. 16.
· 면담장소 : 칼국수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