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사람들은 이 맛을 안다
[생선조림] 강진에서 인천으로
양지원
게시일 2022.02.09  | 최종수정일 2022.03.29


“물건 구매는 자신 있다고 말할 수가 있죠!”- 뚝심 있는 사장님의 한마디

강학성(1951년생), 장경엽(1958년생)
강진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자리 잡고 살아온 지 45년쯤 됐고, 현재 호남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선생님 성함과 나이는 어떻게 되나요?
51년생 강학성입니다.

고향은 어디이실까요? 여기 이름이 호남식당인데.
전남 강진입니다.

미추홀구에 거주하신 기간은요?
한 45년 됐습니다. 제2의 고향이죠.

인천에 정착을 하게 된 이유가 있으세요?
저희가 7남매인데, 내 위로 누나가 인천 학익동에서 오래 살았었어요. 그래서 내가 건어물 장사하면서 학익동에 정착이 된 거지.

호남식당을 시작하신 날이 기억이 나실까요?
2004년 12월 28일. 지금 이 자리에서 처음 개업했어요.


 


건어물 가게를 하시다가 식당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학익시장에서 호남상회라는 가게를 가지고 식품, 건어물을 팔았는데 처음에는 엄청 잘 되었죠. 그러다가 식당을 하게 된 계기는 재래시장이 좀체 안 되어서 이 식당을 열게 되었어요. 건어물이 도시락 반찬 쌀 때는 잘 팔렸지만, 지금은 건어물이 잘 안 팔려서 그래서 장사를 접게 된 거예요.

음식점으로 새로운 직업을 찾으신 거네요? 그런데 다른 일도 다양한데 음식점을 하게 되신 이유가 있을까요?
집사람이 음식 솜씨가 좋아서 시작하게 된 거예요.

식당을 하려고 마음을 먹게 된 계기가 사모님이 특별하게 조림을 더 잘하셔서 인가요?
그렇죠. 조림을 더 잘했죠.

조림도 여러 가지인데, 제가 보기엔 조기, 갈치, 병어 그리고 코다리까지 이렇게 네 가지가 보이거든요? 이렇게 네 가지를 꾸준히 1년 내내 이걸 하시는 거죠?
네. 그렇죠.

다른 거를 시도해 보신 적이 있으셨는지요?
다른 거는 안 했고요. 이게 생물이라 구입하기도 좋고 1년 열두 달 항시 똑같은 음식을 할 수 있어서예요.

늘 생물을 사서 하시는 거예요?
냉동이 아니고 생물이죠.


 

반찬이 10가지 이상 나오는 거 같은데요, 조림이라는 메인 요리가 있으니까 반찬이 많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이렇게 많이 주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반찬은 처음에는 6~7가지 이렇게 하다가 손님들이 잘 자시니까 신경 써서 늘리다 보니 지금 12가지까지 됐어요. 김치나 장아찌류들은 저장 식품이라 한 번 만들면 오래도록 반찬으로 낼 수 있긴 하지만 나물이나 다른 밑반찬들은 매번 신경 써서 날마다 다르게 내죠.

반찬이 워낙 종류별로 많이 나와 조림집이 아니라 백반집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식재료는 어디서 수급을 해 오시는지요?
주로 산지에서 많이 공수를 하죠. 

시장을 이용하시지는 않으세요?
아니 간혹 시장 가죠. 없는 거 맞추기 위해서. 재료를. 

요즘 식당 운영을 하는 분들을 보면 식자재 납품을 통해 재료를 들이는데 사장님은 그 방식은 이용하지 않는다는 거죠?
네. 저희는 그렇게는 안 합니다.

이 식당은 처음부터 사모님이랑 두 분이서 운영을 시작하신 거예요?
처음에는 집사람이 사람을 데리고 하다가 같이 하게 된 건 한 8년 될 거예요.

열두 가지 반찬 중에 건어물이 없었던 것 같아요.
건어물이 잘 안 나오지. 가격이 비싸요. 옛날에는 오징어채 뭐 한 근에 뭐 예를 들어서 만 원 했다. 그러면 지금 한 5~6만 원 가요.

마른 김이랑 갈치속젓은 항상 나오는 것 같아요?
김이랑 갈치속젓은 사시사철 나가죠. 그거는 안 빠지고 냅니다.

다른 데 나오는 속젓보다 여기 사장님의 속젓이 되게 부드럽더라고요. 혹시 양념을 새롭게 하신 건지요?
양념을 다시 하죠. 신경을 많이 써요. 죽을 쒀서 해서 그렇게 짜게 안 하죠.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가니까 색깔도 이쁘고 전라도 고춧가루가 좋잖아요.

밥이 정말 맛나던데 쌀은 어디서 공수하시는지요?
쌀은 전라도 강진 거예요. 손님이 오시면 그때 바로 압력솥에 밥을 해서 드리니까 찰지고 맛있다고 느끼시는 것 같아요.

강진에 아시는 분이 계시는 거예요?
저희 조카가 정미소에 다니고 있거든요. 정미소에서 벼가 좋을 때 구입하라고 연락이 와요. 그럼 또 택배로 올려놓는 거예요.

담가진 술들을 보니까 더덕이 많아 보여요. 아까 밑반찬으로 더덕 무침도 나오던데, 더덕은 어디서 공급받으시나요?
강원도 정선에 우리 막내 동서가 살아요. 막내 동서가 심마니야, 거기에서 보내줘서 더덕이 제일 많지. 산삼도 있고.

사장님께서 식당을 운영하는 데 가장 중요한 나만의 철학이 있으실까요?
저는 물건 구입은 자신 있다고 말할 수가 있죠.

예나 지금이나 손님들이 왜 계속 온다고 생각하세요?
음식이 맛있으니까 오겠죠.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손님에 대한 기억이 있으실까요?
음식을 자시고 손님이 맛있다고, 그다음에 와서 또 이야기했을 때 그때 그 보람을 느끼지요.

이곳에서 바지락이랑 조개젓도 판매하시는 것 같은데 어떤 이유로 시작하게 되신 거예요?
아. 그거는 우리가 이제 관공서 옆에 있다 보니까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은 쉬거든요. 쉬는 날은 바닷가로 가서 바지락 이런 걸 잡다 보니까 양이 많아서 팔게 된 거예요. 판매는 한 7~8년 됐나. 여기 오시는 손님들에게도 팔고, 당근마켓에 올려서 팔기도 하고 그래요.

어디 가서 캐시는지요?
주로 영흥, 영흥도, 대부도. 

밖에 자물쇠가 걸린 냉장고가 있던데 창고 대용으로 쓰시는 건가요?
별별 걸 다 보셨네. 맞아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힘드시잖아요. 포장 판매는 안 하시는지요?
포장 판매는 손이 없어서 안 해요. 그것도 또 손이 있어야 되니까.

코로나 이전엔 줄 서서 먹기도 했다고 하셨는데요. 그 정도였다면 확장도 하고 그랬을 것 같은데 안 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생물 조림이 보통은 1인분에 16000원을 받아야 해요. 저는 10그릇을 판다는 생각이 아니라 100그릇을 팔아도 이익을 안 보고 그런 의미로 하기 때문에, 내 집이고 그래서 나가는 것이 없기 때문에 저렴하게 팔아서 돈을 많이 벌 수는 없었습니다. 관공서 부근에서 8000원에 공깃밥 까지니까 아주 저렴하죠.


 

고객들 만족이 최우선이라는 거죠?
네. 그렇죠. 좋은 음식을 고객이 즐기게 하기 위해서.

메뉴판에서 조림 가격은 고친 흔적이 없는데 몇 년 전 가격이에요?
처음부터 저 가격이에요. 사무실 부근에는 가격이 비싸면 또 안 먹어요.

생선을 사러 늘 가시는 데가 있으세요? 어디에서 주로 사세요?
원래는 지방에서 올렸어. 그런데 그거 안 되더라고요. 왜냐하면, 처음에는 좀 수량이 많이 나가니까 괜찮은데 지금은 장사가 안되니까. 요즘엔 연안부두에 생물만 해주는 데가 있어서 비싸나 싸나 똑같이 늘 거기서 거래를 해요.

조림을 먹을 때 보니 무를 얇게 썰어서 주시더라고요. 그 이유가 있을까요?
빨리 익어야 되니까 두껍게 넣으면 빨리 안 익잖아. 얇게 해서 넣어드리면 손님들이 김 싸 먹듯이 밥에다가 싸서 잘 드셔요.

혹시 그렇게 하는 거를 어디서 보신 건가요? 
아니 연구한 거지. 본 것이 아니고 다른 데서는 그렇게 안 해.

무를 뭐로 자르셨어요?
감자 깎는 필러보다 더 큰 게 따로 있어요.

계절별로 반찬 종류가 좀 달라지게 하시는지요?

(장경엽) 계절별로 달라지는 건데. 제철 음식 있잖아요. 봄 같은 때는 나물 종류가 있죠. 내가 잡아다가 많이 쓰는 편이야. 나물도 봄 되면은 냉이 같은 거 캐서 만들고. 여기 보면 알겠지만, 바다 나가려고 호미를 많이 준비해 놨잖아요. 인터뷰하러 오셨는데 주방에서 못 나간 이유가 고동(갱)이 건조돼 버리면 안 빠져요. 그래서 내가 얼른 까야 되니까. 이런 거 잡아 와 가지고 쓰다 보면 사실 이런 고생 안 해도 뭐 마트 같은 데 가면 수입 고동도 있고 우렁이도 있고 막 그러잖아요. 그런 거 사용할 수 있어요. 그런데 내가 싫으니까 어쩔 수 없어요.



고동 까는 도구도 사장님이 만드셨어요?
네.

바지락, 고동 쌈밥이라는 메뉴가 있는데, 그건 어떻게 나오나요?
뚝배기에 2인분으로 나가거든요. 쌈장처럼. 우렁이 쌈밥집의 그런 일반 쌈장이 아니고, 직접 담은 시골 된장으로 만들어요.

이 가게에서 사시사철 안 빠지는 반찬이 뭘까요?
밑반찬이죠. 김하고, 깻잎, 젓갈 한 가지는 꼭 나가요.


 

병어나 갈치조림도 맛나지만 코다리조림이 정말 맛있던데 사장님의 대표 메뉴인 것 같아요.
원래 내가 옛날부터 시장에 장사할 때 코다리조림은 좀 자신만만해가지고 코다리조림을 해서 친구들하고 그냥 밤에 해안 도로에 야영 가서 술 한 잔씩 할 때 그렇게 다녔거든요.

코다리는 어떻게 말리세요?
코다리 말리는 게 파리 때문에 진짜 신경 쓰여요. 그리고 날씨가 좀 더우면 두껍기 때문에 속에서 조금 냄새가 나요. 잘 안 말라요.

지금 여기서 18년째 영업을 하고 계시잖아요. 언제까지 하실 계획이신지요?
아휴. 요즘 몸이 조금 안 좋아서 어떻게 될지.

너무 고생하시는 것 같은데 그래도 앞으로 건강하게 오래도록 맛볼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시민기록일지
· 면담자 : 정지선 (면담지원 : 표기자)
· 면담일시 : 2021. 10. 13.
· 면담장소 : 호남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