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사람들은 이 맛을 안다
[모밀국수] 메밀과 같은 부드러움으로 부모 형제의 정성이 담긴 삶
양지원
게시일 2022.02.09  | 최종수정일 2022.03.29


모밀엔 만두지

이승원(1962년생)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 80년대부터 인천에서 거주하고 있다. 1999년부터 청실홍실 주안점을 남편과 함께 시작하였고, 현재는 두 아들에게 명의를 물려준 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를 승낙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장님은 인천에는 언제쯤 오신 거예요?
안녕하세요. 오래됐죠. 고등학교 때니까 80년도?

이 가게를 하게 된 동기를 이야기해 주세요.
신포동에 있는 청실홍실이 원조라는 인식이 깔려 있어요. 여기 주안점은 신포동 청실홍실에서 한 2년 배워서 1999년도 12월에 오픈을 했어요. 저희의 시작은 우리 신랑이 은행을 한 18년 다니다가 가족끼리 배워서 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신포동 청실홍실도 가족이 한다는 거로 알고 있는데 맞는 건가요?
현재 신포동은 누나네 큰아들, 또 막내 시동생의 큰아들이 공동 운영을 하고 있어요. 저희 주안 청실홍실은 남편이 해오다가 2019년인가 2020년인가에 저희 큰아들하고 작은아들한테 공동명의로 전수해 줘서 지금은 아들들이 운영하고 있는, 대를 잇는 식당이 된 거예요. 내가 보는 비전은, 공부 잘해서 대기업을 가느니 공부 신경 안 쓰고 있다가 이 가게에 가업을 내려주면 그게 훨씬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다음에 이 주안에 지금 아파트들이 무척 많이 들어서면서 그분들이 다 우리 고객이라고 생각을 하면, 우리 아들들의 이 사업에는 정말 지장이 없지 않겠냐 그러면서 참 잘 선택했다. 근데, 중요한 건 장사가 아무리 잘되고 장사를 하고 있는 부모로서 자식들이 그걸 받지 않으면 줄래도 줄 수가 없어요. 군대 가기 전에도 장사를 좀 하고 갔고 그러다 보니까 군대 제대 하고는 “엄마 저는 벌써 경제 공부 다 끝났으면 가게에서 빨리 돈 벌겠습니다.” 우리 아들들이 적극적으로 해줘서 그나마 감사해요. 지금은 여기가 본점이 된 거예요. 신랑이 상표권하고 이런 것들을 다 해가지고. 여기 청실홍실 상표권 출원을 우리 가게에서 해 가지고 체인이라든가 직영점이라든가 이런 거를 우리가 직접 해주고 관리를 하는 거죠. 저희가 체인으로 좀 몇 개 내봤어요.

전국적으로 체인점을 내신 건가요?
전국적으로 나간 거를 지금은 스탑한 상태예요. 왜 그러냐면 관리가 잘 안 되고 맛이 없는 경우가 있어 문을 닫는 사례들이 생겨서요. 그래도 직접적으로 전수를 받아서 하고자 하는 사람들한테는 한두 개 정도 내주려고 지금 준비하고 있어요.

지금 직원은 몇 분 정도 계셔요?
정식 직원은 가족 빼고 한 6명 정도 되나? 가족 빼고는 그다음에 다 알바에요. 저희가 여름에는 보통 한 14명 정도 일을 하고 겨울에는 한 10명 정도 일을 해요.

청실홍실 간판이 좀 시적인 것 같아요. 누가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우리 신랑이 고등학교 때 지었대요. 밖에 있는 저 대기실 의자가 청실홍실 의자를 의미해요. 파란 거 빨간 거 있잖아요. 그 의미에요 

빨간 옷을 입은 직원이 많은데 그 색깔이 의미하는 게 뭔지요?
가운인데, 예전에는 상의에다가 다 청실홍실을 넣었는데 요즘은 빨간 모자에 상호명만 넣었어요.

재료 구입은 어떻게 하세요?
재료는 다 식자재에서 오는 거죠. 우리는 이제 야채는 직접 우리 식구 중에 한 분이 신포동 거, 우리 거, 부평 거 다 농산물에서 다 해 가지고 받아요. 그러니까 예전에 초반에는 이렇게 야채 장사들이 오면 사고했는데, 지금은 그분을 월급을 주고 그분이 이제 원가로 사 오는 거지.

 


기업이네요. 진짜 신경 쓸 일이 없겠네요. 알아서 좋은 거 구해다 주고요?
그렇죠. 그분은 새벽에 해가지고 딱 세 군데 거 사다가 주세요. 모밀은 우리는 직접 빼지를 않았어요. 계속 공장에서 받아왔지만 모밀은 그렇게 차이가 없어요. 손님들이 모밀을 말아서 먹을 때도 국물을 다 안 먹고 국수만 건져 먹고 가는 게 나는 안타까워요. 그 진짜가 육수인데요. 그래서 난 항상 얘기할 때 여름에 보약, 우리 우동 국물도 다 그런 육수에서 나오는 거거든요. 요즘 배달이 많은데, 배달은 배달대로 홀 손님은 홀 손님대로 회전율이 좋아 재료를 계속 준비해야 하죠.

신선하겠네요?
음식의 배달도 최선을 다해서 보내지 않으면 불잖아요. 그런 부분에 하나하나를 정성껏 해가지고 정말 신경 많이 써서 하다 보니까 좋은 리뷰와 거의 별 다섯 개. 우리 아들이 리뷰에 답장을 쓰는 것도 손님들이 막 추억을 되살리면서 리뷰를 써와요. 우리가 할아버지랑 가서 기다려서 먹던 곳인데 지금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가슴 졸이면서 시켜서 먹어보는 그런 것도 써주는 고객도 있고 리뷰가 소설이에요. 나는 그래서 내가 우리 아들한테도 항상 하는 얘기가 먹먹해. 우리 아들이 그 소설로 대답하는 글귀만 봐도 정말 이걸로 책을 한 번 내야 되겠다. 리뷰만 봐도 정말로 추억이 담긴 곳이에요. 지금은 우리가 여기서 1999년에 이 자리에서 하면서도 정말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IMF 때도 칭찬을 받았고 지금 코로나 때도 마찬가지 그냥 싸면서 맛있게 잘 먹고 간다면 인사받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메밀국수가 6000원이면 싼 편이죠?
사람들이 깜짝 놀라요. 사람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게끔 하려고 하는 부분과 최소한의 나눔. 직원들도 많이 쓰는 이유고, 그런 것도 어쨌든 간에 써야지 경제가 살 거 아니야. 걔네들도 가정이라는 게 있고 하다 보니까.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도 우리 정말 이런 작은 자영업자들이 나라에 세금 내가면서 그런 관리 해가면서 산다고, 그러면 상 받아야 돼요.

음식 재료에 대한 자랑할 만한 이야기가 있을까요?
요즘에 손님들이 더 잘 알아요. 한마디로 그냥 모밀은 웰빙, 웰빙 음식이죠. 당뇨 환자라든가 소화 능력이라든가 이런 부분에서는 누구나가 알듯이 좋아요. 그다음에 육수가 우리 집 비법이에요. 멸치와 조개, 그리고 여러 가지 야채가 들어가는데 그런 것들을 얘기할 수는 없고, 하여튼 간에 바지락도 들어가서 그 육수에서 우러나는 것이 특별하기 때문에 저희가 자부를 갖고 장사하는 거고. 육수를 뽑아서는 항아리에 숙성을 시키는 노하우가 있죠.

 

육수를 항아리에다 숙성시킨다고 그랬는데 며칠에 한 번 정도 끓이세요?
그건 그때그때 달라요. 그러니까 여름하고 겨울이 온도가 틀리듯이.

메밀 하면 일본을 생각하잖아요? 일본에서는 메밀국수에 가쓰오부시를 넣잖아요?
우리는 안 넣어요. 우린 그래서 멸치를 좋은 거를 써요.

 


매출이 여름하고 겨울하고 다른가요?
많이 틀려요. 그래서 저희 같은 경우는 여름에는 모밀이 많이 나가는 반면에 겨울에 떡만둣국이 하나 더 들어가요. 맛이라는 것을 유지를 하면서 우리가 10월 14일부터 시작합니다. 떡만둣국을 시작하면 우리는 그때부터는 이익이 남지가않아. 날씨가 추워지니까 대체할 수 있는 그 역량으로 사골 떡만둣국을 하는데 사실은 그때는 여름을 기다리는 동안 그냥 서비스 품목으로 들어갈 뿐이지 경제적인 이익은 안 줘. 근데 사람들로 하여금 그 떡만두를 잊지 못해서 여름에도 찾는 분들이 많아요.

 


만두를 함께하고 있는데 종류가 어떻게 되나요?
김치만두하고 통만두 그렇게 이제 두 가지만 하고 있어요. 우리는 직접 만두소를 만들어요. 노하우랄 것까지는 없지만 우리는 오늘 준비된 거는 오늘만 팔아요. 맨날 아침마다 준비를 해서 오늘 팔 거를 준비하는 거예요. 저녁에 남은 파도 우리는 안 써요. 그리고 우리는 무, 파를 관리도 잘해요. 파도 여름에 상해요. 우리 신랑의 철학이 신선한 재료공급이에요. 그런데 모밀 하나 6천 원짜리 먹으면서 파 한 단에 1만 원 이상 하는 시기에 파 한 통을 다 먹고 가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럴 때는요 정말 직접 얘기한다니까. 그럼 손님이 막 웃어요. 그런데 야채가 쌀 때도 있으니까 웃으면서 넘겨요.

메밀 외에 나가는 반찬은 따로 있나요?
우리는 단무지야. 겨울에만 깍두기. 떡만둣국 있을 때 깍두기가 나가요. 여름에는 오로지 단무지.

장사하는 동안에 특별한 추억이 있을까요?
너무 많죠. 우리는 정말 손님들이 당신이 집에서 아끼는 것들 갖다주는 사람들도 너무 많고, 또 우리 아들이 하면서, 단골 고객이 젊은 층이다 보니까 아기 낳았다 그러면 아기 옷이라든가 뭐 별거 별거 다 줘요.

청실홍실은 대를 이어서 하는 가게인 것 같은데 언제까지 청실홍실이라는 가게를 직계가 할 계획인지요?
그게 볼 때 평생일 것 같아요. 저는 정말이지 진짜 놓고 싶지 않아요. 가업으로 대를 잇는 가게가 됐으면 해요.

코로나로 인하여 배달 영업이 잘된다고 하던데 사장님 가게는 어떠셨어요?
초반에는 손님이 없었으니까 힘들었죠. 배달의 민족도 제가 다 뛰었어요. 오토바이가 눈 오면 안 움직여. 그게 올해 초 연휴 때 눈이 많으면 오토바이가 절대 안 움직이기 때문에 배달의 민족을 켜도 소용이 없는 거야. 그래서 종업원과 우리 아들이 걸어서 뛰어서, 제가 자가용으로 배달을 했어요. 배달 영업을 시작한지 몇 개월 안 됐기 때문에 열어놓을 수밖에 없었어. 사람들한테 그때가 배달이 가능함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에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청실홍실의 경영 철학은 무엇인가요?
항상 이렇게 맛 내는 것도 중요한데, 그 맛은 우선이어야지만 손님한테 우리들이 최선을 다하고, 우리가 타 가게 종업원들보다 기계적으로 움직이면서 손님들한테 최선을 다해서 빨리 드시게끔 해 드리는 것도 경영철학 중 하나예요. 손님들 입에서 얘기할 때 이 가게 오면 “너무 기분 좋아. 살아 있어.” IMF 때부터 그런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여기가 보험회사들이 참 많잖아요. 보험회사 소장들, 영업사원들이 “사모님 우리 보험회사 와가지고 강의 좀 한번 해 주시면 안될까?” 그런 얘기도 많이 접했어요. 왜냐하면 항상 웃으니까. 그리고 중요한 건 내가 청실홍실을 내겠다고 하는 사람들한테 항상 하는 얘기가 “우리는 종업원들한테 좌지우지하지 않을 수 있는 게 우리 주인이 다 기술자야! 자식 기술자, 남편 기술자, 나 기술자.” 모두 기술자다 보니 두렵지가 않아요. 무엇보다 미소와 친절이 중요한 것 같아요. 손님들이 칭찬하는 가게, 그냥 손님들이 오시면 “힘이 난다.” 그러시면 너무 기분이 좋아져. 참 힘들 때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이 자리에서만 20년이잖아요? 앞으로 리모델링을 한다던가 더 넓은 곳으로 이전을 한다든가 하는 계획은 있으세요?
없을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어떻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냐면 수요가 늘어나면 배달이 더 급할 수도 있다고 하면, 저는 그냥 정말 이 자리를 남겨놓고 우리 가게하고 멀리 있지 않은 데다가 배달만 할 수 있는 거를 생각을 해 봤어요.

배달만 해볼 수 있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코로나도 완벽하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고, 위드 코로나 하면은 점점 배달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을 가정했을 때 그런 생각을 해봐요.

감사합니다.

 

시민기록일지
· 면담자 : 김순옥 (면담지원 : 정지선)
· 면담일시 : 2021. 10. 01.
· 면담장소 : 청실홍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