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사람들은 이 맛을 안다
[떡볶이] 나의 추억 한 페이지
양지원
게시일 2022.02.10  | 최종수정일 2022.03.29

어릴 적 엄마 손 잡고 다니던 떡볶이집,
이젠 나의 아이들이 킥보드를 타고 다니네!


우리 동네에 있는 오래된 떡볶이 가게가 재개발로 이전을 한다. 지금의 모습을 기억하고 추억하고 싶은 고객들을 찾아 마을 속에 있던 가게의 모습과 마을의 변화된 모습을 들어보고 마음속 어릴 적 추억인 이곳의 모습을 사라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ㅣ 첫 번 째 손 님 이 야 기 (1978 년 생 ) 
학익동에 오래 거주하여 마을의 변화된 모습을 지켜보았고 학익시장을 좋아했던 학익동 토박이 주민이다.

얼레꼴레떡볶이가 다른 곳으로 이사 간다고 해서, 이 가게를 추억으로 기록해보고자 인터뷰를 요청드렸는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레꼴레떡볶이를 언제부터 이용하셨어요?

한 35년 전쯤 초등학교 저학년 때 같아요. 시장 안에 송학탕이라는 목욕탕이 있었거든요. 목욕하고 나면 배가 고프니까 항상 들러서 먹었었죠.

어렸을 때 다녔던 얼레꼴레떡볶이를 지금도 이용하고 계신 거잖아요. 얼레꼴레떡볶이의 맛을 지금과 비교해서 표현해 주신다면 어떻게 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 당시에는 어려서 맛을 평가할 만큼 그 맛을 몰랐지만, 그 당시에도 워낙에 매운 걸 잘 못 먹어서 그런지 매웠다는 기억밖에는 없어요. 매워서 항상 물만 먹었죠. 지금은 어렸을 때만큼 맵지는 않아요. 오히려 요즘엔 너무 매운 떡볶이가 많다 보니까 약간 좀 순해진 느낌이 있죠. 어렸을 때 맛이 정확히 기억이 나는 게 아니다 보니 뭐랄까 어릴 때 추억으로 먹는 것 같아요.

여기는 떡볶이하고 만두를 같이 파는 것으로 유명한 집인데 그때도 만두가 있었나요?
예. 그래서 아줌마가 만두 빚는 모습이 너무 손이 빠르니까 되게 신기하게 쳐다봤었던 기억이 되게 또렷해요.

메뉴 중에 떡만이라는 게 있어요. 드셔보셨어요? 다른 데서는 그런 메뉴가 없고 여기만 가지고 있는 메뉴인 것 같은데 그 맛이 어떤가요?
의외로 떡볶이하고 만두하고 조합이 잘 이루어지는 거 같고요. 맛있어요. 만두에 고기가 있으니까 느끼한 맛을 떡볶이의 매운 게 잡아주니까 좋은 것 같아요.

서로 보완을 해주는 그런 거네요. 떡볶이만 팔았더라면 얼레꼴레떡볶이를 지금까지 이용하셨을까요?
저는 어렸을 때 지금처럼 떡볶이에 만두를 넣어서 먹지 않고 매워서 떡볶이 따로 만두 따로 이렇게 먹었었거든요. 처음 먹었을 때보다 오히려 중고등학교 때 그때도 가게가 있었으니까 그때 먹었던 사람들은 섞어서 먹기 시작을 했었지만, 그전에는 그렇게 섞어서 먹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섞어서 먹는 게 생긴 거예요.

자녀분이 있으신가요? 자녀분들은 얼레꼴레떡볶이를 먹어봤나요? 아이들은 맛을 뭐라고 표현하나요?
그냥 맛있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들은 정말 단순하게 표현하긴 하는데 큰 애 같은 경우는 떡볶이를 안 좋아해서 안 먹고 작은 애는 어렸을 때부터 먹었는데 참 좋아해요. 이 떡볶이 맛있다구요.

요즘에는 그 떡볶이 길이가 짧은 집들이 많잖아요. 근데 여기는 길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그랬나요?
우리 어렸을 때 긴 거 그렇게 먹었어요.

애들은 떡볶이를 다양하게 먹어봤을 텐데, 길게 파는 거에 대한 먹을 때 불편함 같은 걸 얘기 안 하던가요?
오히려 더 길게 18cm짜리 길게 나온 떡볶이도 애들은 먹어봤거든요. 그래서인가 그렇게 불편한 점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35년 이용하시면서 맛의 변화가 있었던 적은 없었어요?
살면서 내가 느끼는 맛이 바뀔 수가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 가게가 변하건 변하지 않건 내 생각엔 변했다고 느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내 입맛이 변했을 수도 있다는 거네요.
그렇죠. 옛날에는 매운 거를 잘 못 먹었는데 이제는 막 먹고 매운 걸 좋아하니까 옛날만큼 안 매웠다고 느낀 거는 내 입맛이 바뀐 거라고 생각을 하니까요.

얼레꼴레떡볶이가 현재 위치에서 다른 건물로 이사를 가는데 혹시 현재 가게에서의 추억이 있으신가요?
옛날 가게에 대한 추억은 있으나 저한테는 지금 가게는 옛날 가게에 비해 추억이 많지 않은 장소네요.

옛날 가게는 어디 있었어요?
시장 안에 있었어요. 현재 남아 있는 시장 쪽에 떡볶이집이 여러 개 있었거든요. 근데 지금 한 군데만 남아 있는 거예요.

세 번째 가게가 내 추억으로 어떻게 남아 있었으면 좋겠는지 말씀해주신다면?
옛날 사진을 벽에 걸어놓으면 사람들이 오면서 추억을 할 수 있겠죠. 옛날 만두 찜통 사진이요. 그 커다란 만두 찜통이 있으면 아무래도 자연적으로 옛날 생각이 날 것 같아요.

 
· 면담자 : 정은주
· 면담일시 : 2021. 9. 17. 
· 면담장소 : 학익동 카페
 


ㅣ두 번 째 손 님 이 야 기 (1979 년 생 ) 
결혼하며 학익동과 인연을 맺었고 어렸을적 학교 앞에서 먹던 추억의 맛을 이곳에서 찾은 맛에 진심인 주민이다.


언제부터 이 가게를 이용하셨는지요?

아마 제 기억에는 10년 전쯤 아이들이 초등학교 지나고 나서부터 먹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어떤 계기로 이용을 하시게 됐어요?
지인이 소개해 줘 가지고 가서 먹어보자 했는데, 아이들이 어릴 때는 매운 음식을 잘 못 먹잖아요. 근데 여기 가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다는 거예요. 아이들 유치원 보내놓고 엄마들끼리 가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아이들도 데려와서 먹었더니 그래도 먹더라고요. 그렇게 매운 음식이 아니고 만두도 있고 그래서 그때부터 즐겨 먹기 시작을 했죠.

지인이 뭐라고 소개를 하던가요?
“인천에 유명한 떡볶이집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야.”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알게 됐어요.

처음 이용하실 당시에 사장님에 대한 기억이 있으신가요?
엄청 카리스마가 있는 사장님이 계셨던 것으로 기억나고요. 제가 특히 기억에 남았던 거는 냄비에 떡볶이를 넣으시고 양념을 던지듯이 쏟으세요. 그게 굉장히 인상이 남았던 기억이 나요. 저렇게 대중도 없이 그냥 툭툭툭 넓은 국자로 던지듯이 하는데 그게 인상이 남았어요.

떡볶이하고 만두를 예전부터 같이 팔았나요?
그때도 만두가 늘 있었고 떡만이가 있었고 순대에 파채 썰어서 올려주셨던 것도 여전히 똑같았고요.

파채, 그것도 특징적이라고 많이들 말씀을 해 주시더라고요. 순대 비린 맛을 파채를 같이 넣어서 먹으면 없어지더라고요. 파값이 한때 7~8천 원까지 올라갔을 때는 혹시 그 당시에도 이용을 해 보셨나요?
그 시기가 제가 알고 있기로는 사장님이 바뀌는 시기랑 조금 비슷하게 맞물렸어요. 근데 사장님이 바뀌시면서 약간 맛의 미묘한 차이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런데 옛날 맛이 다시 다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요새 자주 가고 있습니다. 

떡볶이와 만두를 같이 먹었을 때 그 맛의 조합은 어떠셨어요?
떡볶이 국물 안에 있는 만두를 딱 반으로 쪼개서 국물이 스며들어서 먹었을 때 그 맛이 우리가 우거지 해장국 같은 거 밥 말아가지고 쑥 떠먹는 것처럼 꽉 찬 느낌. 그래서 되게 행복하다는 느낌. 그런 느낌을 받아서 그걸 굉장히 좋아해요. 지금 가게가 철거 예정이라 다른 위치로 가게를 옮기시는데요.

지금의 위치에 대한 추억이 있으실까요?
주차하기 힘들다? 하하 여기에 오려면 애들 어릴 때는 애들 데리고 가려고 싱싱카 타고 이렇게 갔던 기억도 있어요. 아기들 데리고 가기가 되게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집에서부터 싱싱카를 애들이 끌고 저는 쫄레쫄레 갔던 그런 추억은 좀 있죠.

주차의 어려움이 그런 추억을 만들기도 하네요. 새로 여는 가게에 내 추억을 담아본다면 어떤 걸 담아보고 싶으실까요?
인천에 내려와서, 어릴 때 학교 앞에서 먹었던 떡볶이를 먹게 해줬던 그런 추억. 어렸을 때 500원, 300원에 먹었던 그 국물 떡볶이가 여기서 구현이 되면 좋겠다는 이 정도일 것 같아요.

 
· 면담자 : 정은주
· 면담일시 : 2021. 10. 7.
· 면담장소 : 학산문화원
 
 
세 번 째 손 님 이 야 기 (1973 년 생) 
학익동이 양토마을로 불리던 것을 기억하며 마을을 통해 추억을 만들어왔고 지금도 그리 살고 있는 주민이다.


미추홀구에 거주하신 지는 오래되셨나요?
지금 제 나이가 40대 후반인데요.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이사 왔고 결혼하면서 2~3년 정도 다른 곳에 살다가 다시 미추홀구로 와서 지금까지 살고 있어요.

얼레꼴레떡볶이는 언제부터 이용하셨나요?
초등학생 때 버스 타고 학교 다녔는데 학익사거리에서 내려서 집까지 걸어오게 되니까 그때부터 다녔었던 기억이 있고요, 지금 사회인이 돼서 여유를 찾으면서 다시 가게 됐어요.

굉장히 오래전부터 이용을 하셨네요.
그렇죠. 가게가 처음엔 시장에 있었던 거라서 간판이 딱히 있는 게 아니라서 이름에 대한 기억은 없는데 거기 있었을 지 않을까 해요. 학익 시장 구 시장이라고 해요. 그 근처를 제가 초등학교 때는 양토 마을이라고 했었어요, 학익사거리요. 양토마을에 사는 친구가 나를 데리고 갔는지 언니랑 같이 갔는지 처음 시작은 기억이 안 나네요. 옛날에는 떡볶이를 그렇게 팔았잖아요. 노점상에서도 10원에 하나 이런 식으로. 우리가 돈이 없으니까 50원 내면 다섯 줄 주고 이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처럼 1인분으로 팔았으면 그때 당시에는 갈 엄두를 못 냈는데 그때는 이렇게 하나하나를 이렇게 팔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 당시에 떡볶이 가게 모습은 기억하세요?
별다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꾸며져 있었던 것 같지는 않고 시장에 가 보면 그냥 떡볶이집 있고 긴 의자 놓고 앉아서 먹었던…….

지금도 이용하시잖아요. 그때 맛하고 지금 맛이 어떤가요?
예전 맛은 잘 기억이 안 나요. 그때도 얼레꼴레 떡볶이가 특이하게 어묵이 안 들어가잖아요. 그때도 어묵 있는 떡볶이가 거의 없었어요. 그리고 밀가루 떡볶이고, 그런 면에서는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럼 예전에도 그 시장 안에 있었을 때도 만두를 같이 팔았어요?
그때는 만두에 관한 기억은 없어요.

그럼 여기 두 번째 가게에서부터 만두를 팔기 시작한 건가요?
어느 순간 가니까 떡만이라는 게 있더라구요. 그때 당시에 만두를 팔았는지 안 팔았는지 모르겠는데 초등학생 입장으로 만두까지 사 먹을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어요. 내 기억에는 제가 만두를 별로 안 좋아해서 만두는 기억이 없습니다.

떡만이를 드셔보셨어요?
떡만이를 먹는 거는 별로 안 좋아하고요. 따로따로 적셔 먹는 걸 좋아해요. 떡만이 좋은 점은 그거죠. 1인분으로 떡볶이하고 만두를 다 먹을 수 있다는 장점. 그래서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은데 어떡하지 그럴 때 선택을 그렇게 해주는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지금의 건물 지금 두 번째 가게잖아요. 이 가게도 재개발 때문에 사라지고 다른 위치로 옮기게 되는데 현재의 가게에 혹시 추억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추억이라고 해야 하나? 사람이 되게 많아요. 항상 기다려야 되죠. 그리고 내 자리, 네 자리가 없어요. 거기 가 보시면 알겠지만, 그냥 연결이 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내 옆자리가 비면 그냥 앉아서 먹는 거죠. 가방 놓을 곳조차 없는데 그냥 매고 먹어야 되는 거 그런 옛날 추억으로 먹는 거죠. 또 밀가루 떡볶이라는 그것 때문에 가는 거죠. 진짜 갑자기 문 열고 들어가서 떡볶이 만들고 계시고 '50원어치 주세요’ 그러면 다섯 개 주고…….

새로운 가게에 내 바람을 담는다면 어떤 가게가 만들어졌으면 하시는지요?
그냥 가격 안정되어 있고 맛도 요즘 걸 쫓아가지 말고 유지했으면 좋겠고 그래요.
 
· 면담자 : 정은주
· 면담일시 : 2021. 10. 25.
· 면담장소 : 학익동 다락
 

ㅣ 네 번 째 손 님 이 야 기 (1961 년 생 ) 
학익동에 오래 거주했지만 바로 옆에 있는 이곳을 몰랐다 하시면서 이제라도 알게 되어 마을을 또다시 보게 되었다는 주민이다.

거주지는 어디세요?

미추홀구 학익동에 30년 넘게 살고 있어요.

얼레꼴레떡볶이가 오늘 이사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내일 새로운 가게에서 오픈을 하는데, 그 가게를 이용을 좀 하셨다고 해서 추억을 인터뷰로 부탁드린 건데요. 얼레꼴레떡볶이는 언제부터 이용을 하게 되셨어요?
시민기록단에서 각 식당을 인터뷰하는 활동을 하잖아요. 기록단원들이 섭외한곳을 다 돌아보고 싶었어요. 떡볶이는 자주 먹는 편인데 이곳에서 30년을 살면서 바로 옆에 있는 그 떡볶이집을 몰랐던 거예요. 그래서 바로 달려가서 먹었죠. 지금은 포장밖에 안 하더라고요. 포장해 가지고 와서 남편하고 같이 먹게됐는데 저는 너무 맛있었어요. 우리 왜 뜨거운 걸 마시면서 개운하다, 시원하다라는 표현을 하잖아요. 딱 그 느낌이었어요. 고춧가루가 빨간데도 불구하고 약간 맛있게 매우면서 국물 맛이 개운하고, 그렇게 달지도 않고, 텁텁하지도 않고, 그냥 맑고 개운한 맛으로 저는 기억을 해요. 저는 어느 음식점이든 한 번 맛있으면 연달아서 가는 습성이 있거든요. 그래서 다음 주에 또 갔었어요. 그때도 저는 맛있게 먹었어요.

사러 가셨을 때 가게의 모습은 어떠셨어요?
근데 그 집에 갔다 와서 떠오르는 생각이, 오래전에 동네의 지인이 떡볶이 먹으러 가자고 하면서 안내를 했는데 기억을 해보니까 그 집이었어요. 이 집이 소문난 집이구나라는 걸 알게 됐죠. 가게 외관에 대한 첫인상은 시장 안쪽 구석에 자리한 옛날 가게를 연상케 하는 오래된 분위기로 보였어요.

가게가 이전을 했거든요. 그럼 그 가게에는 선생님만의 어떤 추억을 담고 싶으신지요?
무엇보다 맛의 변화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얼레꼴레 떡볶이의 맛이 변함이 없었으면 하는 건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면담자 : 정은주
· 면담일시 : 2021. 10. 28.
· 면담장소 : 학익동 카페